당초 자유여행을 계획했지만 빠듯한 시간으로는 투어를 받는 게 낫겠다 싶어 마*****을 통해 가이드투어를 받았다.
남부투어는 1박 2일투어와 당일치기 투어가 있다. 야경이 아름다운 포지타노에서 하룻밤 지내고 싶어서 당일투어로 결정하여 포지타노에서 하차하는 일정을 정했다. 여러 업체가 있었지만 포지타노가 가장 마지막 코스로 있는 투어업체로 결정.
남부투어 비용: 1인 65,000원.
폼페이 입장료: 15유로
포지타노 진입 미니버스 환승비용: 10유로
중식비: 15유로
수신기 비용: 3유로
총 43유로 + 65,000원 = 대략 13만원.
남부투어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에 일어나야 한다.
6시 50까지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분수대 앞
남부투어 중에는 자리가 은근 중요하다. 오른쪽 창가 좌석에 앉는 게 해안가를 바로 볼 수 있어서 좋다. 투어 시작 시에 자리쟁탈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온 순서대로 버스를 타도록 하더군.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폼페이 유적에 도착해서 입장한다.
폼페이는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도시 전체가 한순간에 화산재에 묻혀 1700여 년간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도시이다. 이 폭발로 당시 폼페이의 인구의 약 10%인 2000여명이 도시와 함께 운명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후1748년부터 나폴리 왕 카를로스 3세에 의해 발굴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절반밖에 발굴되지 않았다고 한다.
기원후 72년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세우기 시작하여 80년 그의 아들 티투스 황제가 완성시킨 4층의 원형경기장이다. 가장 긴쪽의 지름이 187m나 된다. 높이는 48m이고 3층을 보면 여러 개의 아치가 보이는데 80개가 둘러싸고 있다.
요즘의 축구장, 야구장 등의 자리위치에 따라 가격이 다르듯
당연히 그 당시에도 신분과 성별에 따라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달랐다.
1층 가장 낮은 곳의 특별석에는 황제와 베스타 여신이 마주했고, 그 옆으로 원로원
2층에는 귀족과 무사 / 3층에는 로마 시민권자 / 4층에는 여자, 노예, 빈민층이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한 번에 5만명이나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으며, 짧은 시간 내에 빠져나갈 수 있도록 여러 출구가 설계되었다.
티투스 황제는 100일의 축제기간 동안 5,000마리의 맹수가 도살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이 경기장에서 싸우거나 싸울 수 밖에 없었던 검투사들은 관중과 달리 검투시합을 즐겼을까
그들도 아마 싸우고 싶진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영화 <글라디에이터>에서 나왔던 것처럼 대부분 검투사들은 전쟁 포로들이었고, 일정한 승리를 거두면 자유의 신분을 다시 얻을 수 있었기에 목숨을 걸고 싸울 수 밖에 없었으리라.
이 거대한 규모의 건축물은
누구가에게는 남의 고통을 즐기며 광기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광란의 장소였으며
다른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고 자유를 쟁취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관중의 광기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물로 희생되는 피로 얼룩진 처형장이었을 것이다.
경기장 바닥은 현재 복구 중인데, 나무 마루가 깔려있었고 그 위를 모래로 덮었다. 원형 경기장을 이탈리아어로는 아레나(Arena)라고 하는데, 이는 라틴어의 모래를 뜻하는 아레나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경기장 바닥이 파헤쳐져 있지만 옛날에는 지하실 위에 덮개를 씌워 그 위에서 경기를 했고 바닥 밑 공간에는 칸으로 나누어 검투사들의 대기실, 맹수들의 우리, 보관창고 등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부서지고 파헤쳐졌을까? 부서졌다면 부서진 건물 잔해들도 함께 있어야 하는데 긴 세월이 흐른 탓인지 그런 건 보이지 않아 잠깐 검색을 해보았다. 217년 화재, 442년 지진의 피해가 있었고 이후엔 성당 건물들이나 귀족들의 저택을 짓기 위해 건축자재와 대리석의 채석당이 되어 파헤쳐진 것도 있다고 한다. 약탈인가? 재활용인가?
뭘 보고 있는 거니
너에게는 사진 찍기 좋은 스팟 정도의 장소인 것이냐?
콜로세움 다음은
포로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이다.
수년 전에 로마 시내투어를 받으며 가이드 통해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데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뿌듯 :)
팔라티노 언덕(monte Palatino)에서 바라본 포로 로마노 전경
팔라티노 언덕에 올라오면 이렇게 넓게 펼쳐지는 포로 로마노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포로 로마노에서 Foro는 공회장의 의미로
지금 종종 쓰이는 Forum(영어)으로 보면 되는 것 같다.
Foro는 신전, 바실리카(공회당), 기념비 등의 건물들로 구성된 도시 공간으로
공공생활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게 되어
나중에는 정치, 경제, 종교의 중심지로 발전하게 되면서
약 1,000년 동안 로마제국의 심장 역할을 하게 된다.
...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다음 행선지는 나보나 광장인데 가는 길에 적당한 위치에 있는 맛집을 검색했다.
검색된 곳의 이름은 Pizza E Mozzarella
트립 어드바이저 맛집에서 상당히 높은 순위권에 있는 피자집이었다.
간판이 눈에 띄지 않아서 코 앞에 왔는데도 이곳이 맞는지 확인하느라 잠시 헤맸다.
근데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3~4 자리 정도 뿐...
원형 테이블 두 개랑 벽면에 붙어있는 테이블 정도가 있다.
대여섯명이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협소한 공간이어서
포장(Take-out) 전문점에 가깝게 보였다.
두 사람이 먹을 분량을 주문했는데
읭? 0.5인분을 준다.
가격은 약 16 유로 (음료수 포함)
적게 주문한 탓에 양은 적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포장할 상황이라면 다시 방문할 의사는 있지만
편하게 앉아서 먹고 싶은 경우에는 다른 곳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허기를 채웠으니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동 경로는 다음과 같다.
나보나 광장 -> 판데온 -> 트레비 분수 -> 지올리티 -> 스페인 광장
윽, 나보나 광장과 판데온에서 찍은 사진은 전부 인물이 포함되어 있어 생략한다.
다시 찾은 트레비 분수. 이번이 세 번째인듯하다.
매번 올 때마다 동전을 던졌는데
그래서 자꾸만 오게 되는 걸까?
트레비 분수의 트레비는 세 갈래의 길(Trevia)이 합류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고 있다.